약샘

석창포 아끼고 사랑하기

심춘 2006. 2. 22. 08:18
1, 석창포를 구해서 바위돌에 붙혀 물을 붓고 방에서 기르면서 늘상 감상한다.  필자는 집안에서 기르고 있는데 집안에서 돌에 물이 약간 잠기도록하여 기르면 잘 자란다.  사철 푸른 잎이 눈에 이롭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필자에게 부탁하면 살아있는 잎, 뿌리, 잔뿌리까지 직접 택배로 보내고 있다. 가까운 계곡이 있다면 물이 흐르는 바위틈에 심어보면 바위에 굵은 뿌리와 함께 잔잔한 실뿌리들이 바위를 끌어안고 있듯이 찰싹 달라붙어 산속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속의 영양가가 풍부한 온갖 미네랄을 먹고 사시사철 싱싱하게 푸르름을 자랑하면서 점차 번식하여 석창포로 가득찬 골짜기를 감상할 수 있게된다.  

 

옛 선비들은 석창포를 수반에다 가꾸는 것을 좋아했다.  마디가 촘촘하며 잎이 가늘고 짥은 것을 더욱 운치 있는 품종으로 생각했다.  근경이 한치 정도에 9마디 진 것을 구절창포(九節菖蒲)라며 가장 귀하게 여겼다.  석창포의 근경을 오래도록 가꾸면 마디가 더욱 짧아져 '천년 묵은 새우가 등을 구부린 채 웅크리고 있다' 고 할 정도이다.  석창포의 근경을 가져다 묵은 잎을 다듬고 수반의 맑은 물에서 가꾸면 새 잎이 돋아나고 하얀 새 뿌리가 서린다.  가끔식 물을 갈아주면서 가꾸다 보면 고태(古態)가 있어 즐길 만하다.  

 

석창포는 괴석에 붙여 키워도 좋다.  먼저 돌의 패인 골짜기에 이끼와 진흙을 섞어 채우고 그 위에 석창포를 심는다.  마지막으로 물이끼를 덮어 주면 물을 줄 때 흙이 씻겨 내리지 않아서 좋다.  물을 줄 때는 분무기로 안개를 만들어 뿌려주는 것이 안전하다.  처음 얼마 동안은 석창포 뿌리가 떨어지지 않게 가는 낚싯줄 같은 것으로 돌을 단단하게 묶어 주어야 한다.  뿌리가 돌에 완전히 붙었다고 생각되면 낚싯줄을 끊어 준다.  석창포의 잎이 새로 돋아나고 돌에 이끼가 자라면 고태미가 살아나 심산의 녹음이 우거진 자연미를 맛볼 수 있다. 

 

2, 석창포 잎을 가위로 잘게썰어 말려서 보리차 마시듯 은은하게 달여 마신다.  잎속에도 놀라운 성분이 들어있다.  잎을 달인물로 머리를 감아도 기분이 좋고 은은한 향기에 도취될 수 있다. 석창포 잎을 달인물로 세수를 하거나 목욕을 해도 유익을 얻을 수 있다.
 

3, 잎을 말려서 줄을 꼬아서 방석으로 사용하거나 잠잘 때 깔고자는 이부자리를 만들 수 있다.  말린잎을 잘게썰어 베게속에 넣고 잠을 자도 향이 나와 기분이 좋다.  필자는 차안에서 여행을 갈 때 멀미하는 사람들에게 석창포 생잎을 준비했다가 손톱크기로 자른 것을 콧구멍에 넣고 가도록 실험을 해보았더니 잠도 잘오고 머리도 아프지 않고 멀미도 안나고 재채기도 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4, 뿌리를 달여먹는 것보다 강한 향기를 보존하기 위해 가루로 내어 티스푼으로 조금씩 물에타서 먹고 있는데, 필자는 시력이 더 좋아져  양눈이 2.0으로 검사 결과 판명이 되었다.  많이도 말고 하루에 조금씩 꾸준히 오랫동안 복용하다보면 드디어 놀라운 석창포의 효력을 체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5, 야생 석창포 잎, 뿌리 분말을 만들어 삽주뿌리가루와 함께 꿀에넣어 발효시키거나 흑설탕에 발효시켜 놓고 꾸준히 장복하면 장수식품으로서 인생의 노년기에 무병장수와 함께 커다란 유익을 얻게 될 것이다.

석창포의 재배에 관해서
홍만선이 쓴 <산림경제> <양화편 173면>에서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석창포를 여러 해 안 파낸 도랑 감탕 속에 묻혀 있는 기와쪽을 찾아 가루를 낸 다음 그 가루 흙에 심는다.

초봄 잎사귀가 좁은 석창포의 서리어 얽힌 뿌리를 캐어 잔뿌리를 깍아 버리고 괴석 밑에 줄지어 놓고 부스럭돌로 눌러 놓은 다음 괴석의 작은 물구멍을 통해 물을 부어 스며 내려가게 하면 자연히 잔뿌리가 나오며 괴석에 서려 얽힌다. 물을 오래 갈아 주지 않아 썩은 냄새가 나게 해서는 안된다.

석창포는 뿌리를 씻어 주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자주 씻어 주면 잎사귀가 좁아지고 채가 길어진다. 연기는 지극히 싫어해서 잠시만 연기에 둘러 싸여도 썩지 않는 것이 없다.

갈무리할 때는 너무 덥게 하지 말아야 한다.

모래나 잔 돌을 이용해 그릇에 괴석을 앉히고 석창포를 괴석 봉우리 사이에 심은 다음 아침마다 물을 갈아주면 무성히 자란다. 그러나 물이 흐리거나 진흙 등 앙금이 앉으면 잎이 이운다. 근래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일본의 어느 도인이 큰 소라껍질에 석창포를 심고 하루에 세번씩 물을 갈아 주면서 키웠는데 30년이 지나자 다만 머리카락 같은 것이 물 속에서 나와 있는 것이 보일 뿐이었으며 자리 옆에 놓아두면 여름에는 사람을 시원하게 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한다고 한다.

한 치 크기 줄기에 아홉 마디가 있는 것이 진품인데, 한치 길이에 아홉 마디가 있는 것은 심은지 1년 뒤부터는 봄이 되면 한 번씩 잎을 깍고 뿌리를 씻어 주어야 하는데 깍으면 깍을수록 잎의 폭은 점점 좁아진다. 밤에 등불을 켜고 책을 볼 때 한 분재나 두 분재를 옆에 놓아두면 등잔불 연기를 흡수하여 연기가 눈을 쓰리게 하지 않는다. 또한 맑은 날 밤에 석창포 분재를 밖으로 내놓았다가 아침에 잎사귀 끝에 맺힌 이슬 방울을 거두어 눈을 씻으면 눈을 밝게 하는데 오래도록 계속하면 한낮에도 별을 볼 수 있다. 돌산에 재배해도 된다. 만일 숯에 심으려 한다면 숯은 반드시 껍질이 붙은 것을 써야 좋다.

석창포는 창포와 똑같으나 잎이 좁고 짧다. 약으로 쓰는 석창포가 바로 그것인데 곳곳에 있다."

[고의서 참조: 산거사요, 신은지, 거가필용, 양화소록, 이국미 합재방록]


석창포는 한랭하면서 습윤한 기후를 좋아하며 흐르는 물과 바위, 사질양토, 점질양토, 비옥한 토질, 햇볕이 생명이다. 동서남향쪽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풀과 나무 뿌리와 낙엽썩은 물은 석창포가 살아가기에 아주 이상적인 장소이다. 뿌리를 씻어 주는 것을 좋아한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계곡의 바위틈에 자라면 바위틈에 낀 영양분과 흘러 내리는 물로 인해서 끊임없이 저절로 정화시켜주게 된다.

계곡에 물이 축축히 흘러내리는 바위가 부스러진 모래땅에서 잘 자라는 것을 야생에서 목격을 하게 된다. 축축한 바위의 성분과 흐르는 물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다. 집에서 기를때는 좋은 생수로 자주 갈아 주는 것이 좋다. 거름을 줄려면 산속에서 낙엽이 잘썩은 부토, 풀과 나무를 태운재, 퇴비, 닭똥 등을 늦가을에서 초겨울 사이에 그리고 이듬해 봄에 줄 수 있다.

번식은 봄에는 3~4월, 가을에는 8월 중순에서 9월 상순 사이에 근경을 싹이 붙어 있도록 절단하여 고랑에 심고 흙을 덮어주고 물을 흠뻑 대어주면 20여일이 지나 새싹이 나오면 조심스럽게 풀을 뽑아주고 항상 습윤하게 해줘야 한다. 발아 후 15일 정도 지나서 퇴비를 가볍게 주고 6월 상순경에 웃거름으로 초목회를 주는 것이 좋으며 병충해에는 강하므로 피해가 없다.

채취는 주로 가을에 하며 잎 따로 뿌리 따로 햇볕에 말려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두고 필요한 만큼 꺼내어 물로 달여먹거나 분말해 먹거나, 환을 지어 먹을 수 있다.


(글/ 약초연구가 전동명)

'약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옛 의학책에서 최상품으로 치는 약초 - 석창포  (0) 2006.02.22
머리를 총명하게 하는 석창포  (0) 2006.02.22
두뇌 청소꾼 석창포의 신비  (0) 2006.02.22
자석양신환(磁石羊腎丸)  (0) 2006.02.22
천연칼슘  (0) 2006.02.21